(흐아아아아암....) 잘 되나? 아우, 좀 더 일찍 잘 걸 그랬나......
테이프 안에서 지직거리는 잡음과 졸음이 뚝뚝 묻어나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. 목을 좀 가다듬은 뒤에, 느릿한 미성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.
좋은 아침 정이설! 잠은 잘 잤고? 참고로 나는 지금 제대로 못 잤다. 이러다 학교에서 조는 거 아닌지 몰라.
네 라디오 잘 들었어. 네가 그런 걸 준비하고 있었다니, 꿈에도 몰랐다니깐. 왜 진작 말 해주지 않았어! 나만 혼자 아무 것도 못했잖아. ...아, 말해주면 네가 재미 없었으려나? 뭐, 어쨌든...
맞아.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도, 지금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지. 이런 우리가 서로 사랑을 하고 있다는 게 너무 놀라울 따름이야. 하하. 물론 그래서 불만이 있는 건 아니야. 다른 것들은 맞춰나가면 되는거고, 오히려 그게 더 멋지고 재밌는 걸! 넌 내가 너에게만 변화를 줬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, 그건 오산이야. 너도 나에게 변화를 준 게 많아.
우선 처음 사랑을 해보는 거 잖아. 우정을 나눠본 적은 수도 없이 많지만,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쏟아붓는 것은 처음이거든. 누군가를 위해 계속해서 생각을 하고 그 누군가를 위해 무언갈 준비하는 설렘과 떨림이란 것이...널 만나기 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할 경험이니까.
오직 한 사람만이 내 인생에 꽉 들어차는 것도,
기대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는 것도,
내가 가진 것들을 더 많이 나누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,
내 말을 들어주고 그 누구보다 많은 변화를 맞이하는 걸 보는 것도,
많은 계절을 함께 맞이하고 함께 정리하고 싶은 것도 말이야.
그런 변화를 준 널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? 사랑하지 않고선 못 배기지.
널 사랑하는 마음은 평생토록 변하지 않을 거야.
말 그대로 평생 내 곁에 있어줘. 나도 네 곁에 있을테니까.
그럼!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. 이따 저녁에 보자? 이만 줄일게. 곧 출근해야하거든.
(딸깍.)